[주민소통기자단] 백외섭기자, '세뱃돈 법전'
등록일 : 2020.01.22



 어른들은 설날에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주며 한 해의 복을 바라는 덕담을 건넨다. 손주들을 생각하면서 설날을 준비한다. 아들ㆍ딸과 조카들이 다 자란 다음에는 손주 세대가 세뱃돈 주인공이 되었다. 손주들을 생각하면서 설날을 준비한다.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세뱃돈을 주어야 할 기준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. 체험을 바탕으로 나름 ‘세뱃돈 법전’을 엮어 본다.


#1. 액수에 상관없이 세뱃돈에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.
적어도 봉투에 깨끗한 돈을 담아서 덕담을 간단히 쓰면 금상첨화다. 세뱃돈이 얼마인지 온통 관심을 두고 있는데, 장문의 소설을 쓰면 아이들은 너무 싫어한다.



#2. 차별을 둬서는 아니 된다.
형은 더 주고 동생에게 덜 주는 일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얘기다.
손주들은 첫돌이 되어 동전을 돈으로 알기 시작했다. 큰 동전 하나보다 작은 동전 여러 개를 더 좋아하였다. 돈의 가치를 알 수 없어 지폐는 가지고 노는 그림 종이보다 관심이 없었다. 어린이집 다니면서 큰 동전이 작은 동전 몇 개보다 좋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. 숫자를 세면서 더하기, 빼기 셈법을 배우고부터다. 계산은 서툴러도 아이들은 서로 돈의 개수가 맞는지 살피는 것이 본능이다.



#3. 축하 격려금은 세뱃돈과 구분하여 따로 주어야 한다.
졸업, 입학 등 축하해야 할 경우는 공개리에 따로 세뱃돈과 구분해서 봉투를 2개 만들어야 한다. 그러면 나머지 아이들도 다음에는 받을 수 있다는 기대로 지금의 금액 차이를 이해한다.
손주들은 세뱃돈 받자마자, ‘감사합니다’ 인사와 함께 제 엄마에게 돈을 맡기는 용돈 관리를 시작하였다. 초등학생이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얼마를 맡겼는지는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. 자라면서 세뱃돈 경제를 철저히 익힐 것이다.



#4. 세뱃돈 기준을 정해야 한다.
세뱃돈을 언제까지 받아야 할까 방송에서 토론이 한창이다. ‘일단 소득이 없는 학생들은 세뱃돈을 받을 수 있다. 나이 많은 대학원생이라도 소득이 없으면 세뱃돈을 받는다.’ 여기까지가 상식이다. 하지만 대학교 4학년이라도 빨리 ‘취업해 회사에 다니면’ 세뱃돈을 받지 않는다. 근로소득세를 낸다면 더 못 받는다. 파트타임, 아르바이트생이나 취업 준비생은 세뱃돈 받을 수 있다. 단, 취업했다가 다시 백수가 된 '돌백'은 세뱃돈 못 받는다.



세뱃돈을 봉투에 넣고 덕담을 썼다. 그 위에 아이들의 얼굴을 올려보았다. 예쁘게 씩씩하게 튼튼하게 웃는 모습이다. 까치설날 아들ㆍ딸과 세 손주가 올 것이다. 설날 아침에는 넙죽 엎드려서 세배할 터이다. 세뱃돈을 건네고 덕담을 해야겠다.

‘예쁜아, 씩씩아, 튼튼아 풍성한 설날에 큰 복 받고 항상 건강하여라!’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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